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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그 외..

술 맡은 관원장, 성경 속 소믈리에

by pisteuo 2023.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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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믈리에(sommelier)란 무엇인가?

소믈리에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고 추천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요즘은 특히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화려하게 비춰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외식업 종사자인 쉐프(chef)나 소믈리에에 대해 멋진 환상들을 가진 사람들도 종종 있다.

예능을 보더라도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쉐프가 요리를 해주고, 이름도 어려운 와인을 테스트 하겠느냐며 말을 걸어오는 모습들을 보면 더욱 고풍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소믈리에가 TV프로그램에 나와서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는 단어들을 사용해가며 와인을 설명하고, 또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으로 와인을 마셔보고 그 와인의 이름이나 지역을 알아맞히는 묘기들을 선보이면 더욱 그들에게 빠져들게 된다. 

 

 

2.성경에도 소믈리에가 있다?

성경에는 두 명의 술 맡은 관원장이 나온다. 먼저는 창세기 요셉 이야기에 나오는 ‘술 맡은 관원장(창 40:2)’과 느헤미야서에 나오는 느헤미야 본인이다. 요셉이 감옥에 갇혔을 때 술 맡은 관원과 떡 굽는 관원의 꿈을 해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 나오는 술 맡은 관원이 현재의 소믈리에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대 시대에 술 맡은 관원은 단순히 요즘 소믈리에 같은 술잔에 술을 따르는 정도의 직업이 아니었다. 고대 왕들에겐 항상 독살의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군주들의 안정적인 음식 및 음료를 담당하는 자리에는 최측근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가까운 친척에게도 그냥 맡길 수 없는 직책이 술 관원의 자리였다.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맡긴다. 그래서 느헤미야가 정말 대단한 것이다. 나라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데, 그 자리에 포로 신분이었던 느헤미야를 세웠다는 것은 느헤미야가 왕으로부터 보통 신뢰를 받은 게 아니라 엄청난 신뢰를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술 관원은 왕에게 음료를 주기 전에 자기가 먼저 마시고 나서 왕에게 준다. 그 뿐 아니라 왕과 술을 같이 마시며 국정을 논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국정을 논할 수준이 안되면 술 관원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 사람이 어떻게 되나? 취하기도 하고 은밀한 말과 속에 있는 말도 다 하게 된다. 그런 말들을 전부 다 듣게 되는 자리가 술 관원의 자리이다. 따라서 그 내용들을 완전히 비밀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또한 왕도 사람이기 때문에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서 오는 어려움과 스트레스들이 상당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당시 나라 다스리는 게 보통일이었겠나? 그렇기에 왕의 어려운 일들과 힘든 고민들을 들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위로도 해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하기도 한다. 


3. 느헤미야가 술 관원이 되다.

느헤미야 1장을 보면 알겠지만, 느헤미야가 술 관원으로 세워진 것도 자신이 대단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느헤미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기도의 응답으로 세워 주신 것이다. 

느헤미야가 아닥사스다 왕에게 술을 따르다 안색이 좋지 않아 지적을 받은 이야기가 나온다(느 2:2). 한글 성경으로 볼 때에는 왕이 느헤미야에게 조금은 걱정하며 위로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당시 술 관원이라는 직업을 분명히 알고 볼 때 이건 굉장히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장면이다. 

왕은 항상 독살의 위험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요셉 때에도 술 관원과 떡 관원이 감옥으로 왜 왔겠나? 독살의 모함을 했다고 의심받고 들어왔을 것이다.

왕은 항상 술 관원의 표정을 본다. 왜냐하면 독살하는 사람은 웬만해서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느헤미야의 표정이 안 좋아 보이니까, 왕도 심장이 뛰면서 의심부터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2절 끝에 느헤미야를 ‘그 때에 내가 크게 두려워하여(very much afraid)’ 라고 표현한다. 잘못하다가 느헤미야의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느헤미야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예루살렘의 성벽이 무너진 것에 대해 설명한다. 왕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던 그는 예루살렘 성벽을 건축할 수 있도록 많은 물자들까지 지원받으며 예루살렘으로 다녀오게 된다. 

성경 속 술 맡은 관원이라는 직책이 어떠한 자리인지 분명히 알 때 우리는 성경을 더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총리 다니엘과 술 관원 느헤미야를 통해 세상 속에서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가장 신뢰를 받고 높은 관직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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